편의점 알바 어디까지 친절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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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이른바 '알바' 로 바뀌었습니다. 맥도널드나 스타벅스 같은 체인점은 물론이고 일반 카페, 음식점 까지 직접 손님을 맞이 하는 접객 행위는 거의 알바 들이 담당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이 아마도 편의점이지 않을 까 싶습니다.


그런데, 고객을 응대하는 기본중의 기본이 친절과 상냥일텐데 때로는 과도한 친절이 부담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성의 없는 고객 응대가 눈살을 찌푸르게 합니다. 최근에 사무실과 집 주변의 상반된 세 곳 편의점에서 과도하게 친절한 알바와 너무나도 무성의한 알바를 대해보고 '친절' 에 대해서 이것 저것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케이스 1 - 너무나 과도하게 친절한 알바

먼저 사무실 근처에 있는 알바생의 이야기 입니다. 사무실 밀집 지역 이다 보니 점심 시간 전후로 편의점을 들르게 되면 젊은 남자 알바생이 맞이 해 주는데 언제나 쾌활하고 언제나 친절하고 항상 힘이 넘칩니다.


그런데, 너무나 과도하고 오버 스러운 점이 문제 입니다. 이 알바생은 기억력도 좋고 친화력도 있어서 항상 손님들과 오래 지낸 친구 처럼 스스럼 없이 지내는 것을 목격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단골 손님의 경우 취향 까지도 정확하게 꿰 뚫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정확하고 씩씩해서 무안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에는 편의점을 방문 하는 것이 거의 점심 시간이 지날 무렵 담배와 커피 음료를 사기 위해서 인데 하루에 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꼴로 이 편의점에 들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 편의점에 들릴때 마다 언젠가 부터 저를 알아 보는 알바생은 편의점 문이 열리자 마자 편의점 안에 계신 손님들이 모두 들릴정도로 큰 소리로 "던힐 라이트 한갑, 레츠비 하나요" 하면서 주문 도 안 했는데 담배를 꺼내고 포스를 찍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때로는 캔커피를 사려는 생각이 없거나 다른 음료를 사려고 생각 했다가도 나도 모르게 레츠비 커피를 하나 들고 카운터로 향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 알바생은 손님 마다 결제 습관 까지 알고 있어서 지갑을 꺼냄과 동시에 또 다시 큰 소리로 "신용 카드 결제 시고요" 라고 외칩니다. 뭐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 하기는 하지만 이럴때 마다 어째 좀 뻘줌 합니다.


케이스 2 - 너무나 친근하게 구는 편의점 아저씨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너무나 친절하고 친근하게 구는 아저씨도 한 분 계십니다. 이 분은 집 주변에 있는 편의점의 점장님 이신데 붙임성 있으시고 서글 서글한 인상이 아주 좋으신 마음씨 넉넉한 분이십니다. 그런데 이 분 역시 붙임성이 지나치셔서 가끔은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집 주변 이다 보니까 저녁 시간때에 자주 들리게 되는데 한 두어달 쯤 지나면서 부터 갈때 마다 시시콜콜 말을 걸어 옵니다. 때로는 축구 경기 결과를 물어 어시기도 하고 날씨며 동네 이웃집 소식이며 여러가지 잡다한 수다를 늘어 놓습니다.


마치 시골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인데 이런 친절이 딱히 나쁘지는 않은데 속직히 조금 불편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특히, 일행들과 함께 편의점을 들리게 되면 같이 온 일행들이 오랬동안 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오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해명 하기 바쁩니다.


케이스 3 - 너무나 무성의한 아주머니

반대로 제 주변에는 해도 해도 너무한 아주머니도 계십니다. 일단 편의점에 들어갈때 손님한테 인사하는 경우는 아예 없으며 카운터 뒤로 작은 의자를 놓고 앉아 계십니다. 손님이 들어가도 물건을 골라서 카운터에 갈때 까지 절대 손님하고 눈을 마주치는 일이 없습니다.


물건을 모두 고르고 카운터에 올려 놓으면 무표정하게 기계적으로 포스를 찍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포스 기계 위치가 별로 좋지 않아서 고개를 아래로 많이 내려야 가격이 겨우 보입니다. 대부분은 카운터에 계시는 분이 "*** 얼마 입니다" 라고 이야기 해주기 마련인데 이 아주머니 그런거 없습니다. 포스를 다 찍고 그냥 서 계십니다.


몇번은 "얼마죠?" 라고 묻기도 하고 고개를 밑으로 내려서 열심히 가격이 나온 부분을 찾아서 계산을 하고는 하는데 이럴때 마다 여간 불편한 마음이 드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보통 여러개의 물건을 사게 되면 "봉투 필요 하세요?" 하면서 필요 하다고 하면 봉투를 꺼내어 담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 인데 이 아주머니는 그따위거 없습니다. 물건 계산을 모두 마칠 때 까지 그저 멀뚱 멀뚱 서 있습니다.


"봉투 하나 주시겠어요?"


하고 이야기 하면 그제서야 아주 아주 귀찮다는 듯이 봉투 하나를 꺼내어서 카운터 위에 무심 하게 툭 던져 놓습니다. 정말 불친절 하다 못해 답답할 지경 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최고는 이 아주머니가 반려견을 키우신다는 점 입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지만 저 역시 반려견, 반려묘를 아주 아주 좋아하고 이 아주머니가 기르시는 치와와는 아주 몸집도 작고 귀엽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편의점 문을 열때 마다 개가 짖기 시작 하고 편의점에 그냥 풀어 놔서 심지어 쫒아 다니기 까지 합니다.


아주머니는 이런 강아지를 안아 다가 카운터 위에 올려 놓고서는 손님들이 물건을 올려 놓으면 강아지가 물건을 건드리기 까지 합니다. 이 정도면 제 생각에는 도를 지나쳤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주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손님 한테는 눈길도 안 주고 강아지만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 보십니다.


문제는 이 아주머니가 알바가 아니라 점장 이라는 점입니다. 알바 같으면 사장님에게 불편을 이야기 해서 개선 시키거나 다른 알바로 교체 하라고 이야기 해 드리고 싶은데 이 아주머니는 본인이 직접 운영 하시는 분이시니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세군데 편의점의 각기 다른 모습을 오랫동안 겪고 나니 세군데가 모두 불편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전부 불편해 하는 제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혹은 친절에도 적정한 수준 이라는 정도가 있는 것인지 때로는 제 자신이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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