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다시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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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항상 새 학기가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소개 하는 시간을 갖고는 했었습니다. 그럴때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이며 특기는 무엇이고 취미는 무엇이고 등등,, 친구들에게 혹은 선생님에게 이야기 하고 있지만 때로는 나 자신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습니다.

 

어릴때 부터 특별한 취미가 없었던 필자는 그림그리기며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남들보다 특별히 잘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멋진 취미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고 주위에서 일과 시간이 끝나면, 혹은 여가 시간이 생기면 딱히 할일이 없으니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혹은 휴식이라는 핑계로 하루 종일 딩굴 딩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작 이었던 생활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나도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쯤 주변 지인들로부터 추천 받아 시작하게된 운동이 골프 였습니다.

 

그런데, 참 이 골프라는 운동은 내 맘대로 되는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즐리려고 시작을 했지만 골프는 배우는 것도 어려웠고 배웠다고 해도 막상 필드에 나가면 배운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운동 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필드에 나가서 공을 제대로 때리고 스코어를 줄이고 이런것만이 골프의 전부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당시에 한달에 두세번 정도 라운딩을 나가고는 했었는데 매일 매일 바쁘게 시간에 쫒기는 생활을 하다가 라운딩 날에는 넓은 잔디밭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하루를 함께 보낸다는 그 자체가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사정이 있어서 골프를 그만둔지가 오해로 딱 10년째 되었습니다. 2021년이 되면서 올 해는 나에게 꼭 한 가지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골프를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평생 친구처럼 곁에 두고 즐길 수 있는 취미 하나를 나에게 선물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골프는 참 좋았던 추억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골프채를 잡게 되었습니다.

 

 

 

다시 시작해 보니 역시나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네요.

 

힙턴, 콕킹, 어깨, 그립 어느것 하나 내 몸인데도 내맘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한달 정도 꾸준히 연습을 하다보니 이제 제법 공을 스윗 스팟에 맞추는 느낌이 오는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하루라도 빨리 남들처럼 시원 시원하게 쭉 쭉 뻗게 스윙을 하고 싶어서 조바심을 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평생 함께 갈 친구라고 생각하니 그리 급할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매일 좋은 친구랑 담소를 나누는 기분으로 아침마다 연습장을 찾습니다. 그리고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속삭입니다.

 

"그래, 오늘은 또 우드 샷이 뜻대로 안된느 구나? 천천히 해 보자. 길고 두툼해서 아이언 하고는 제법 다르지? 그치만 조심 조심 친하게 지내다 보면 너도 내 몸처럼 나와 가까워 지겠지? 지난 달 7번 아이언 처럼 말이야.."

 

그렇게 또 오늘도 즐거운 골프가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중에는 10년만에 처음으로 라운딩 약속을 잡아 놨습니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게다가 처음 가보는 골프 클럽 입니다. 아마도 낯설것 같습니다. 

 

하지만, 즐기려고 합니다. 이런 조심스러운 설렘도 골프의 즐거움 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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